알아두면 쓸데있는 호주의 음주관련 상식과 법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른 음주문화와 관련 법들을 가지고 있는 호주. 오늘은 호주에서 술과 관련된 정보들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다.
시작하기에 앞서 호주에서 법적으로 알코올을 소비 가능한 연령은 만 18세이며, 고의든 사고로든 18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술을 판매했을 경우 벌금과 같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게 되며 더 나아가 주류판매자의 면허가 정지 및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강력한 호주 주류 법으로 인해 주류 판매장에서는 신분증 제시를 굉장히 자주 요구하는 편이니 호주에서 술을 마시거나 구입하러 갈 생각이 있다면 백발이 성성하지 않다면 꼭 신분증을 챙겨가도록 하자.

1. 술은 지정된 곳에서만 구입 가능
예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다시피 호주에서는 우리나라의 슈퍼마켓 혹은 편의점에서 손쉽게 술을 살 수 없다. 미성년자로부터 술의 유해함을 보호하고 사회적으로 바르고 안전한 술 문화를 권장하기 위해서이겠지만, 호주 정부에서 승인을 받은 Bottle Shop에 가서 사야 한다. 대표적인 호주 내 주류 판매점은 Dan Murphys, BWS, Liquor Land 등이 있다. 주류 판매직원의 판단 하에 25세 미만으로 보이거나 혹은 그냥 관례상 신분증을 요구할 경우 반드시 제시해야 하며 만약 일행이 있다면 신분증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면 구매할 수 없다. 즉, 내가 있어도 내 옆에 친구가 신분증을 깜빡하고 보틀 샵에서 술을 사려고 하면 거절당할 수 있다. 그러니 꼭 신분증을 챙겨가도록 하자.

2. 호주 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싶을 때.
먼저 식당이 Full license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호주의 식당에서 주류 관련된 라이선스를 취득하지 않고 영업하는 곳인 경우, 주류를 손님에게 제공하는 것이 불법이다. 예를 들어 Café 와 같이 아침식사~이른 점심 혹은 간단한 Take away(포장 음식점) 같은 음식을 제공하는 아무래도 술을 마시는 고객이 적기 때문에 이러한 라이선스를 등록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호주에서는 이러한 주류 판매 라이선스를 취득하기가 조금 까다롭고 세금을 많이 내야 하는 이유로 일부 식당은 비교적 간편하게 취득해서 손님들이 술을 마실 수 있는 BYO만 제공하는 곳도 있다. BYO 란 Bring your Own이라는 약자로 즉, 자신이 마실 술을 직접 알아서 가져오는 시스템이다. 이 경우, 손님은 자신이 마실 술을 가져왔다고 직원에게 알려주어야 하며, 그러면 직원이 해당 주류에 맞춰서 와인 잔 혹은 맥주잔 등과 같은 전용 술잔을 내어준다 그리고 자릿세+BYO제공세의 명목으로 대략 인당 $3~5불 사이의 서비스 비용을 부과한다.

3. 호주 식당에서 고객에게 술을 판매하거나 일을 하는 경우
호주 내 레스토랑 및 Pub (술집)에 대부분 같은 법이 적용이 된다는 점을 미리 고지하는 바이다.
먼저 식당 및 펍에서 주류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주류 관련 라이선스를 따야 하며, 서빙을 하는 직원의 경우 반드시 RSA라고 하는 관련 자격증을 따야 한다. RSA (Responsible Service of Alcohol)은 호주 내에서 술을 팔 때 알고 있어야 할 기본적인 지식들과 호주 내 주류와 관련된 법들을 이해하고 지켜야 할 의무를 배운 뒤 자격증을 얻는 형식으로 오프라인 혹은 온라인으로 수강 후 간단한 시험을 통과한 뒤 취득할 수 있다. 혹시라도 위의 자격증이 없이 술을 판매하고 있는 종업원이 있다면 최고 $5,500불의 범칙금이 부과된다고 하니 반드시 준수하도록 하며, 호주 워홀러 혹은 유학생 그리고 레스토랑 쪽과 관련해서 일을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따야 하는 자격증 중에 하나이니 미리 따두는 것도 좋겠다.

4. 호주 사람들의 음주 문화는?
호주 성인들의 대부분의 특징은 가정을 중요시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대부분의 호주 직장인들은 늦지 않게 집에 가며 우리나라와는 달리 회식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는 편이라고 보면 된다. 그나마도 회식처럼 퇴근 후 동료들과 한잔 하러 펍에 가는 경우에도 1~2잔 정도 가볍게 마시고 집으로 퇴근하는 편이다. 술을 강제로 권하는 문화는 전혀 형성되어 있지 않은 점도 건전한 음주문화에 한몫을 하는 것 같다. 또한, 대부분의 간단하게 술을 먹는 경우 테이블에서 Round별로 술을 사는 문화가 있다. 첫 라운드는 누가 사고 두 번째 라운드는 내가 사 오고 다음 마지막 라운드는 다른 사람이 또 사 오는 이런 형식의 문화 도 있다. 즉 n분의 1 개념이다. 아직 라운드로 살만큼 친한 동료나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면 대게는 바에 직접 가서 자신이 마실 술을 사 오는 편이다.

5. 호주 내 음주 관련 기타 주의 사항
a. 호주에서는 Public Swimming Pool, Public Park 등과 같은 공공장소(야외) 술을 마시게 되면 위법이다.
b. 술을 마시거나 구매하려는 고객이 술에 취해 있을 경우 주류 판매자 혹은 식당 종업원은 술을 판매하지 말아야 하며 손님의 술 구매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
c. b의 사항을 클럽 혹은 펍에서 지키지 않고 행패를 부리거나 난동을 부리면 벌금은 물론 해당 업소의 Security(보안요원)에 의해 밖으로 쫓겨날 수 있다.
d. 대부분의 호주 내 주류 판매점의 영업시간은 밤 9시까지가 최대이다.
e. 24시간 면허가 없는 펍 및 심야 식당은 필히 새벽 4~오전 10시까지는 문을 닫아야 한다. 즉, 24시간 동안 열 수 있는 술집이 없다는 말.

이렇듯 호주는 한국인인 내가 생각하기에 나름 엄격한 음주와 관련된 법들과 그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제도적 장치들로 과도한 음주 및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것 같다. 더 나은 우리의 삶과 행복한 가정을 위해 호주에 거주하는 우리 모두 조금은 불편하고 까다로울 수도 있는 호주의 주류 관련 법을 충실히 지키며 현명하게 술을 마시는 음주문화가 우리나라 한국 사람에게도 정착되면 참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