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호주에서 셰프로 취직하기 1탄에서는 호주에서 일자리를 구할 때 꼭 필요한 세 가지와 나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보았다.
보통 호주에서 잡을 구하는 방법은 이전 글에서도 언급한 인터넷을 통한 지원방법 그리고 직접 발품 팔며 이력서를 레스토랑에 제출하는 방식이 있다.
위 3가지 방법과 구인 구직 사이트들 모두 활발히 작용이 되니 인터넷에서만 이력서를 넣지 말고 직접 이력서를 뽑아서 본인이 검색해두거나 봐 두었던 레스토랑에 직접 가서 이력서를 제출해도 좋다.
여기서 레스토랑에 이력서를 제출할 때 꿀팁 하나! 직접직접 이력서를 제출하러 갈 때 필수는 아니지만 매우 꿀팁으로는 반드시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에 가도록 하자.
이유인즉슨,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가 레스토랑들이 그나마 제일 한가한 시간이다 덕분에 셰프들과 홀직원들도 짧게나마 브레이크 타임을 가지고, 누군가 이력서를 들고 온다면 한번 훑어볼 여유도 될 것이다.
그냥 가볍게 한번 상상해보자.
나는 헤드 셰프이며 현재 식당에서 바쁘게 장사를 하며 수십 개의 테이블과 수십 명의 손님들 음식을 만들고 있는데 어느 구직 희망자가 그 바쁜 시간에 와서 이력서를 건넨다?
난 눈도 안 마주칠 것 같다.
그만큼 서비스 시간의 주방은 바쁘다.
그러니 꼭 그나마 한가 한 시간에 매니저급 혹은 헤드 셰프를 만나서 직접 짧게나마 바로 인터뷰도 보고 그들의 반응도 살필 수 있으니 이력서를 직접 내러 다닌다면 반드시 참고하자.
또한, 해당 레스토랑이 일손이 부족하여 급하게 구하고 있는 경우 당일에 즉시 Trial이라고 불리는 2~3시간 정도의 시간 동안 일을 해보면서 지원자의 능력이나 성격 등을 보는 과정을 바로 거친 뒤 고용주가 마음에 든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셰프로 취직할 수도 있으니 반드시 자신의 칼이나 주방화 및 셰프 재킷과 작업 바지를 소지하고 다녀 기회가 왔을 때 바로 잡도록 하자!
마지막으로 이력서는 최대한 주방 직원에게 직접 전달하고 싶다고 어필하라. 이들에게 이력서를 주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크게 바쁜 것 같지 않고 자신감이 있다면 꼭 추천하는데 이유인즉슨 솔직히 홀직원들은 주방에 대한 이해도가 그렇게 높지 않기 때문에 그냥 대충 종이 한 장 딸랑 주방에 건네주는 것이 끝이지만, 본인이 직접 주방의 셰프들 혹은 수 셰프나 헤드 셰프에게 직접 이력서를 건네주며 한두 마디라도 건네며 자신을 어필한다면 분명 다른 지원자들보다 더 큰 강점이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여차저차 일을 구하게 되어서 그렇게 셰프로써 호주 주방에 일을 시작했다.
아마 정신이 없을 것이다.
처음 일하는 환경, 다른 언어, 새로운 사람들 하지만 이 모두 눈치껏 웃고 상황을 파악하며 넘길 수 있을 거다.
하지만 주방 용어나 주방에서 쓰이는 슬랭들도 완벽하게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도마(Chopping Board), 휘핑기(Whisk), 감자깎이 칼(Peeler), 깔때기(Funnel), 행주(chux), 뜰채(Spider) 등등 그리고 F.I.F.O. (Frist In First Out 즉, 선입선출법) Have you done your mise? (프렌치 용어로써 Mise en palce 즉, 요리를 만들기 위한 준비가 다되었냐는 뜻으로 흔히 물어본다)
내가 나열한 몇 가지 예시 단어들에 대해 바로 영어로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을까?
요리 초보자이거나 혹은 갓 취직한 막내 셰프들에게는 정말 생소할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가 이러한 자신도 모르는 단어의 무엇을 가져오거나 빌려달라고 하는데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쭈뼛쭈뼛 거린다면? 그것도 바쁜 주방 안에서?
영어 욕 공부도 이참에 해두는 거라고 정신승리를 해보자.
그러니 전문적인 주방 용어들도 미리미리 공부하거나 혹은 모르더라도 잠깐의 창피를 무릅쓰고 물어본 뒤 꼭 기억하도록 하자.
손님이 오기 전까지 그날 사용할 재료 및 소스 등을 준비하는 프렙 시간 그리고 손님이 자리에 앉아서 주문을 하고 음식을 만들기 시작하는 시간 물론 후자의 상황이 바쁘지만 그렇다고 프렙 시간이 한가한 것도 아니다.
서비스 준비가 완벽하게 되어 있지 않다면 요리를 만드는 와중에 무언가가 부족할 것이고, 그 부족한 것을 준비해서 바로 쓰고 준비해서 바로 쓰고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오롯이 서비스만 집중해서 음식을 만들어내는 것이 능사인 줄 알았으나 점차 시간이 지나고 주방에서의 다른 호주 셰프들에게 배워감에 따라 재료 준비의 중요성을 깨달아갔다.
간단하게 재료 준비가 안되면 서비스가 무너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것은 호주든 한국이든 전 세계 어느 주방에서 일을 하게 되어도 똑같은 국 룰이라고 보면 된다.
이렇게 하루 이틀 일을 해가며 적응이 되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일을 하고 호주 셰프들과소통하며 일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나 또한 호주에서만 7년, 한국의 파트타임과 취사병 경력까지 치자면 근 10년 가까이 요리만 하며 셰프로써 살아왔다.
초반부에 언급한 열정과 요리에 대한 마음이 없다면 10년의 쉐프 생활을 버티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행히 사랑하는 가족과 아직까지도 요리를 좋아하는 마음이 나를 굳건히 버티게 만들어 주었고 덕분에 아직 높은 자리는 아니지만 주방에서 승진을 하여 현재 일하는 호주 레스토랑에서 나름 매니지먼트를 하는 레벨까지 올라오게 되었다.
그러니 이 글을 읽는 호주에서 셰프로 어떻게 취직할까 궁금한 예비 셰프들이나 호주가 아니더라도 내가 오늘 쓴 글은 호주라는 단어 그리고 해외 국가라는 점만 빼면 사실상 국내에서도 적용이 가능한 말들인 것 같다.
나도 많이 부족하였다 지금도 부족하고. 하지만 노력 앞에 장사 없었고 결국 아직 갈길이 많이 남았지만 정상궤도에서 꾸준히 나아가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후배 선배 셰프들과 함께 이 길을 계속 걸어 나아가고 싶다.
'이민자의 슬기로운 호주생활 이야기 > 호주 정착기 및 호주 기초 생활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도 이정도면 Queenslander? (Feat.호주 QLD 도시탐방) (0) | 2020.06.16 |
---|---|
호주 한인잡 그리고 오지잡 비교와 나의 생각 (0) | 2020.06.16 |
호주에서 Chef 로 취직하기 1탄 (2) | 2020.06.16 |
호주 워킹홀리데이 오기전 짐쌀때 꿀팁(feat.가져오지 마세요) (0) | 2020.06.05 |
이민자가 얘기하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5가지 조언 (0) | 2020.0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