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뭐 한 것도 없는데 어느새 연말을 맞이하고 있다.
현재 일하고 있는 Hamilton Island 또한 휴양을 오는 사람들로 아주 북적북적한 상황이다.
이는 코로나 상황이지만 호주 정부와 호주인들의 노력 끝에 꽤나 안정권에 들어온 상황이라 글을 쓰는 12월 21일 기준 시드니 노던 비치 지역에서 발발한 집단감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도시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잘 컨트롤하고 있다.
덕분에 이미 크리스마스날에 300여명의 단체 연회가 잡혀있기도 하고 아주 바쁜 나날을 보낼 예정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제 어느듯 햇수로 8번째 호주에서 맞이하는 한여름의 크리스마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우선 다들 아시다시피 호주는 남반구에 위치하여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계절이 한국과는 반대로 아주 쨍쨍한 한여름이다.
그 덕분에 나 또한 한국에서 20여 년을 눈 내리는 하얀 겨울의 보편적인 크리스마스만 느끼다가 호주에서 초반에 맞이하였던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는 무척이나 특별하였다.
더욱이 다들 아시다시피 크리스마스가 예수의 탄생일을 축하하면서 생긴 기념일 겸 휴일이기 때문에 서양권 나라의 경우 우리나라의 명절인 설날, 추석과 같은 급의 날로써 크리스마스 문화가 자리 잡았다.
호주인들의 크리스마스 축하와 그날을 기점으로 휴가를 가거나 가족들과 모이는 사람들이 많으니 가히 호주의 명절이라고 부를 수도 있기도 하다.
지금부터 보다 상세히 내가 겪었던 경험들과 듣고 공부한 정보로 호주의 크리스마스를 한번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자.
참고로 호주는 영연방 국가 중 하나라서 그런지 몰라도 영국의 영향을 받은 음식이나 문화가 많다.
1. 호주 크리스마스의 문화와 그들이 축하하는 방법들
▶호주인들은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연초까지 2~3주가량 쉬는 것이 생각보다 보편적이다.
각종 관공서는 물론이며 호주의 주요 산업 중 하나인 육가공 업체와 같은 일부 공장이나 사업체들도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모든 작업을 미리 마쳐놓고 휴식에 들어간다.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오히려 크리스마스 당일인 12월 25일은 필수 운영 상점들을 제외하고는 호주 내 거의 모든 상점들과 사업체들이 문을 닫는다.
심지어 호주의 대형 슈퍼마켓인 콜스, 울월스도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운영을 하지 않는다.
호주인들이 크리스마스 기간 동안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잘 느낄 수 있는 대목인 것 같다.
▶바로 위의 대목에서 느꼈듯이 호주인들은 크리스마스 날에는 외식보다는 가족들이 모여서 집에서 밥을 먹는 문화가 더욱 크며 흔히 연상할 수 있는 Turkey(칠면조) 요리보다는 햄과 새우 굴과 같은 해산물 위주의 바비큐가 전통적인 호주인들의 크리스마스 가정식이다.
▶다른 도시들은 확실하게는 모르겠지만 QLD주의 브리즈번의 경우 12월에 들어서면서 자신의 집들을 크리스마스 분위기의 장식들과 전구들로 꾸민 뒤 페스티벌과 경쟁을 거쳐 올해의 Christmas light in Brisbane라는 명목으로 우승자들과 독특한 집을 선정하여 매년 발표한다.
참고로 1위로 선정된 집은 명예와 더불어 전기세 감면의 혜택을 받는 등의 부가적인 혜택도 있다고 하니 브리즈번에 거주하신다면 간단하게 Xmas light in Brisbane를 구글에 검색하신 뒤 올해의 수상자들의 집을 방문하여 개인이 혹은 한 가정이 얼마나 집을 아름답게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꾸밀 수 있는지 구경하는 것도 하나의 브리즈번 생활의 꿀잼이다.
브리즈번 시민들은 사진에서 보이다시피 집주인이 허락한 시간에 방문하면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불빛들을 감상할 수 있다.
▶다음은 Christmas cracker라고 불리는 장난감?을 서로 잡아서 터뜨린 뒤 그 안에서 나오는 시시껄렁한 유머나 작은 장난감 혹은 사탕 초콜릿류를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사진에서 볼 수 있다 시피 대부분의 크리스마스 크래커는 저렇게 생겼으며 두 사람이 양쪽의 끝을 잡고 우리나라의 옛날 엿 따먹기처럼 똑 부러트리면 된다.
부러질 때의 소리가 크래커처럼 똑 나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크래커라고 불린다.
크리스마스 크래커는 영국의 전통적 크리스마스 풍습 중 하나로 호주가 영국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2. 호주인들이 크리스마스에 먹는 음식들
역시나 축하하는 날에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좋은 음식들이 필수 아닐까?
호주 또한 크리스마스 날에만 챙겨 먹는 특별한 음식들과 외식을 하지 않고 집에서 가족들과 먹는 보편적인 호주 가정의 크리스마스 음식들에 대해 알아보자.
▶크리스마스에는 BBQ 지!
호주인들은 우리가 설날=떡국 설날=송편과 같은 음식을 떠올리듯이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역시 바바큐지!라고 외칠 정도로 바비큐를 즐기는 것이 호주인들의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음식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참, 호주인들을 바비큐를 바비(Barbie)라고 줄여서 부르기도 하니 처음 들어도 당황하지 말고 호주인 친구가 나 바 비하러 갈 거야 이러면 BBQ를 먹는구나 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크리스마스 푸딩
크리스마스 푸딩의 경우 영국에서 영향을 받은 케이스로, 오른쪽 사진에서 볼 수 있다시피 우리가 흔히 예상하는 말랑말랑한 젤리 같은 푸딩이 아닌 거의 빵과 같은 텍스쳐의 푸딩이다.
저녁 식사 이후 디저트로 먹는 것이 보편적이며, 주 재료는 생강, 계피, 건포도, 무화과 그리고 브랜디나 럼과 같은 술도 조금 넣어서 구워내며 미리 만들어서 숙성을 거쳐야 맛이 더 좋아서 미리 만들어놓기도 한다고 한다.
▶파블로바(Pavlova)
계란 흰자를 거품 쳐서 만든 머랭을 구워낸 케이크의 한 종류로 호주 크리스마스의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이긴 하지만 그 맛과 식감이 뛰어나 일상생활에서도 호주인들이 많이 찾는 디저트 중 하나이다.
계란 흰자로 만들어서 그런지 겉은 바삭하고 안은 쫀득한 약간 마카롱과 비슷한 느낌의 식감이며 파블로바 베이스에 크림, 아이싱 슈가파우더와 각종 과일 등을 곁들여서 함께 먹는다.
▶진저브래드(GInger bread)
진저브래드라고 불리지만 사실 쿠키에 좀 더 가까운 편인 것 같다.
옛날 쿠키런이라는 게임에서 많이 봤던 사람 모양의 형태가 보편적이며, 실제로도 크리스마스에 많은 호주 내 상점들과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며 특히 먹는 용도 외에도 데코레이션 용으로 진저브레드 하우스 만들기 등과 같은 세트들은 불티나게 팔리기도 한다고 한다.
▶Seafood(해산물) 특히 새우와 굴!
호주 하면 소고 기지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아서 은근히 해산물을 크리스마스날 먹는다는 것에 의아해하실 분이 많을 것 같다 나 또한 그렇고 그런데 이 또한 영국의 영향을 받아서 호주인들은 크리스마스 저녁 바비큐 시간에 새우와 신선한 굴이 올라와 있지 않다면 그것은 온전한 크리스마스 저녁이라고 보지 않을 정도라고 하니 지금 호주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분들이라면 해산물인 새우와 굴을 이번 크리스마스 저녁에 한번 드셔 보시는 것은 어떨까?
아래 사진은 작년 크리스마스 때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는 레스토랑에서 서비스를 마친 뒤 직원들이 모여서 호주식으로 바비큐 요리와 새우, 굴을 비롯한 해산물들을 함께 먹으며 소소하게 지내는 시간이다.
음식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다들 먹어 치워 버리더라 하하..
이제 어느덧 글 작성일을 기준으로 어느덧 4일 뒤면 크리스마스이다.
안타깝게도 며칠 전부터 시드니 노던 비치 쪽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이 계속해서 늘어나자 QLD주를 포함한 다른 State들 또한 시드니 광역권 주민들에 대한 방문을 Self paid 2주 호텔 자가격리를 거쳐야 들어올 수 있도록 즉시 시행하는 등 어쩌면 일부 호주인들은 크리스마스에 온전히 가족들과 함께 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시국이 시국이니 만큼 각자의 위치와 자리에서 현명하고 따뜻한 한여름의 호주의 크리스마스를 지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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